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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대표가 세금을 낸다|조세심판원 사례로 본 명의대여의 진짜 위험 본문

1. 종합소득세

실질대표가 세금을 낸다|조세심판원 사례로 본 명의대여의 진짜 위험

양재동세무사 2025. 11. 18. 15:18

사업 현장에서는 “나는 그냥 이름만 빌려줬습니다”라는 말을 의외로 흔하게 듣습니다.
하지만 세법은 다르게 보죠. 누가 서류에 이름을 올렸는가가 아니라
“누가 실제로 회사를 운영했고, 누가 돈을 가져갔는가”를 기준으로 책임을 묻습니다.

 

최근 조세심판원 결정(조심 2024인5710)은 이 원칙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사례입니다.
수산물 유통업체에서 벌어진 ‘리베이트·허위 세금계산서’ 사건을 통해 형식 뒤에 숨은 실질대표가 어떻게 특정되는지, 그리고 왜 세금이 그의 몫이 되는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아래에서는 이 사건을 ① 사실관계 → ② 자금흐름 → ③ 법령 → ④ 판단 → ⑤ 실무 교훈 순서로 정리했습니다.


1️⃣ 5년에 걸친 추적… “진짜 대표는 누구인가”

부천시에서 냉동 수산물을 유통하던 주식회사 ㄱ.
등기상 대표이사는 B였고, 기술업무이사로 등록된 사람은 A였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동업 구조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은 A의 지시를 통해 흘러갔다는 정황이 여러 곳에서 나타났습니다.

 

2014년부터 회사는 거래처 ‘ㄴ’과 허위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으며 리베이트를 조성했습니다. 이 과정이 처음 포착된 건 2020년 연수세무서 조사였죠.
신고 내용과 실제 거래 내역이 맞지 않는 점이 발견되면서 세무당국은 자금흐름 분석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초기에는 서류상 대표 B에게 종합소득세 상당액이 추징되었습니다.
자료 제출 당사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B가 “실제 대표는 내가 아니라 A다”라고 폭로하면서 사건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바로 이 진술이 조사 구조를 뒤흔든 첫 단추였습니다.


2️⃣ 계좌 추적이 밝힌 리베이트의 흐름

세무당국은 법인의 주요 계좌, 대표자 계좌, 가족 계좌를 모두 정밀 추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ㄱ’이 보내온 자금이 A, A의 배우자, 자녀, 그리고 B 부부의 계좌로 분산 송금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총 6명에게 흐른 자금 흐름은 단순한 급여나 배당 성격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특히 핵심은 현금 인출 위치였습니다.
B 명의 계좌에서 인출된 돈임에도, 출금 ATM은 대부분 A의 주소지 주변(부천·인천 지역)에 있었죠.
반대로 B의 생활 반경인 금천구에서는 인출 기록이 거의 없었습니다.

 

실무에서 이런 인출 위치는 매우 중요한 증거인데요.
왜냐하면 현금을 실제로 들고 간 사람이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간접지표이기 때문입니다.

 

이 단계에서 이미 조세당국은,
“리베이트 자금을 실질적으로 지배·사용한 사람은 A”라고 판단할 근거를 충분히 확보한 셈입니다.


3️⃣ “나는 기술 담당일 뿐”… A의 항변은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나

A는 조세심판원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 “나는 단순 기술업무이사일 뿐이다.”
  • “자금 운용과 리베이트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 “지분도 33%밖에 없다.”

겉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심판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A의 가족까지 포함하면 전체 지분 70% 이상

조세심판원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단순 합산해 실질 지배력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A 가족이 법인의 지분을 대부분 보유했다는 점은 A가 경영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음을 의미하죠.

 

② 거래처 사실확인서: “A가 모든 거래를 총괄했다”

거래처 대표의 진술은 자금흐름과 일치했습니다.
심판원은 이 진술을 신빙성 있는 간접증거로 보았고 A가 법인 운영을 실질적으로 지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등기부에 이름이 없다고 하더라도 회사의 실질적 의사결정과 자금을 지배했다면 그가 곧 세법상 대표자입니다.


4️⃣ 법령 판단 ― “형식보다 실질”… 대표자가 아닌데 왜 대표자로 과세될까?

조세심판원은 다음 법령을 근거로 A에게 귀속을 인정했습니다.

 

 「법인세법 시행령」 제106조 제1항 제1호

“수익금에 산입한 금액의 귀속이 불분명한 경우에는 대표자에게 귀속된 것으로 본다.”

 

여기서 말하는 ‘대표자’는 등기상 대표이사가 아니라 경영을 실질적으로 지배한 자를 의미합니다.

즉, 자금의 흐름을 아무리 숨겨도 결국 실질 대표에게 귀속된 것으로 간주해 과세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심판원은 “비록 A가 등기부상 대표이사가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회사를 총괄하며 경영한 사실이 인정된다”
고 판단해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판단은 실무에서 매우 중요한 원칙을 확인시켜줍니다.


5️⃣ “함께 벌었으니 세금도 함께 내자?”… 마지막 항변의 기각

A는 마지막으로 “리베이트를 동업자들과 나눠 가졌으니 세금도 공동 부담해야 한다”며 수익 분배 각서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심판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단순 투자 약정서에 불과
  • 소득 귀속자를 특정하기 위한 법적 효력 없음
  • 자금 흐름 및 증거가 모두 A에게 집중

결국 “세금은 실질 귀속자 1인에게 부과된다”는 원칙이 다시 확인된 셈입니다.


6️⃣ 실무에서 보는 ‘바지사장(명의대여)’ 구조의 위험성

세무조사에서 명의를 빌려주는 행위는 형식적일 뿐 아니라 명확한 리스크를 동반합니다.

 

조사 단계에서는 아래 요소가 실질대표 특정의 핵심 증거로 활용됩니다.

  • 금융 계좌의 흐름
  • 현금 인출 위치
  • 직원 진술 및 내부 이메일
  • 거래처 사실확인서
  • 지분 구조 및 가족 지배력

이 요소들이 맞물리면 서류상 대표는 단순 명의에 불과하며 세금 책임은 실질 지배자에게 귀속됩니다.


7️⃣ 불복 단계에서 무엇을 입증해야 하는가

조세불복 단계에서는 “돈을 내가 쓰지 않았다”는 주장만으로는 거의 인정되지 않습니다.
심판원은 의사결정 구조·자금 지배 구조를 중심으로 판단합니다.

 

불복을 준비할 때 필요한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의사결정 체계 문서화
  • 업무 분담 근거자료
  • 자금 승인 라인 구조
  • 사내 보고 체계·메일 기록
  • 합리적 회계기록

심판원은 실질적 지배 여부를 입증할 수 있는 문서를 중요하게 봅니다.
형식만으로는 절대 방어가 어렵다는 뜻이죠.


🧭 결론 ― 실질과세는 곧 책임과세다

이번 사건의 교훈은 분명합니다.
세금은 형식이 아니라 실질로 부과된다.
이름을 빌려줬다고 해서 책임이 사라지지 않으며, 반대로 이름이 없어도 회사를 실질적으로 움직였다면
세법상 대표자로서 모든 과세 책임을 지게 됩니다.

 

조세심판원의 결론은 단순했습니다.

“세금은 실질귀속자에게 부과된다.”

 

세무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명의대여는 더 큰 리스크를 초래합니다.
지배구조와 자금흐름을 투명하게 유지하는 것이 실질과세 원칙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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